
남프랑스 론 강가에 자리 잡은 아를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한 마을로 지금도 고흐의 흔적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고흐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를의 밤하늘을 그린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의 감상 포인트인 채색, 등장하는 소재와 선을 활용한 구성미, 그리고 그림 뒤에 숨겨진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감상 포인트, 채색
어두움이 내려앉은 캄캄한 밤. 밤이 깊어질수록 하늘의 별은 더 빛나고 길가의 가스등 불빛도 밝아져 흐르는 물결 위에서 춤을 춥니다.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 있으면 그림 속으로 들어가 저 연인 혹은 부부처럼 강가를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우리는 이 작품을 보며 밤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여기에는 이 그림이 갖는 독특한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특성이 바로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인데 감상포인트의 첫째는 채색입니다.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어둡고, 고독한 밤의 이미지를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밤 하면 떠오르는 검은색보다 파란색을 더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 파란색 배경은 노란색의 별빛, 가스등 불빛과 대비를 이루어 빛이 더 강렬하게 부각되는 효과를 냅니다. 이런 보색대비의 채색기법은 고흐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고흐만의 독특한 표현법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채색특징 중 하나입니다. 또한 별빛을 표현할 때 가장 가운데는 흰색으로, 가운데는 황금빛 노란색, 끝부분은 연노란색으로 채색하여 별빛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것을 표현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노란색 계열로 빛을 표현했는데 가스등 불빛에는 붉은 황금색을 더하고, 강물에 비친 빛은 연두색 빛을 더해 하늘과 강을 수놓는 수많은 빛들을 통일성 있으면서도 다양하게 표현한 것도 큰 특징입니다. 특별히 물감을 겹겹이 덧발라 그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고흐만의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물결과 여러 빛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2. 등장하는 소재와 선을 활용한 구성미
둘째는 구성미입니다. 이 그림은 하늘, 땅, 강, 땅으로 시선이 옮겨지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별빛은 원형으로, 강물에 비친 별빛은 가로로, 마지막 땅에서 세로형태의 사선으로 표현하여 빛을 표현한 선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그림의 빛들이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북두칠성과 여러 자연의 별빛, 땅에는 인공적인 가스등 빛, 강물에는 자연의 별빛과 인공적인 가스등 빛이 함께 비치게 하여 조화로움을 더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빛을 색, 붓의 터치감 등의 차이를 이용해 파란색과 노란색 계열의 두 색만으로도 밤의 아름다움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캔버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 그림의 구성미에서 특별히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바로 쌍을 이루는 배와 연인 혹은 부부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입니다. 밤은 아침이나 낮과 대비되게 고독하고 쓸쓸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없이 잔잔한 물결만 일렁이는 강가에서도 나룻배 두 척은 간간히 서로 부딪치기도 하며 서로를 의지해 그 밤을 지키고 있는 느낌입니다. 팔짱을 끼고 걷는 남성과 여성의 모습에서도 어두운 밤의 외로움과 대조되는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그 두 사람의 시선이 같은 곳에 머무는 것을 보며 무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처럼 쌍을 이루는 나룻배와 산책하는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강가 아래쪽에 배치함으로써 밤이 갖는 고독한 이미지를 벗어나 따뜻하고 낭만적인 아를 강가의 밤 풍경을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3. 그림에 뒤에 숨겨진 스토리
마지막으로 이 그림 뒤에 숨겨진 스토리입니다. 고흐는 그림만큼이나 일기나 편지 쓰기를 즐겼습니다. 그래서 고흐가 친구나 가족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아직도 남아 우리가 고흐라는 한 작가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고 그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흐는 이 그림의 완성을 전후로 베르나르, 테오, 보흐 등과 편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88년 베르나르에게 자신의 머릿속을 사로잡은 별이 빛나는 하늘을 언제 그릴 수 있게 될지 물으며 밤하늘의 별빛을 표현하고 싶어 했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실제 이 작품이 완성될 즈음에 남긴 고흐의 기록들을 보면 아를에서 있었던 일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흐에게 아를 강가는 친숙한 곳이자 밤의 아름다움이 예술적 영감을 주는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그 해에 1차로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하였고, 다음 해인 1889년 봄즈음 이 작품을 다시 수정하였는데, 이 사실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림을 분석한 결과 실제 덧칠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하니, 지금 우리가 보는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수정을 통해 가로등의 불빛과 강가에 비친 하늘의 별빛 등 다양한 빛이 더 조화롭게 표현된 가장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흐는 특별히 별을 좋아했는데, 그는 동생 테오에게 편지에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이 자신을 꿈꾸게 하며 죽어야 그 별까지 갈 수 있다는 내용을 썼다고 합니다. 그만큼 별을 사랑하고 동경했기에 밤의 별빛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었고, 수많은 작가 중 밤하늘의 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감상포인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감상 포인트를 읽고 다시 그림을 본다면 그림이 더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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