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러 화가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르누아르를 소개하겠습니다. 삶의 소소한 행복들을 그린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삶과 그의 대표 작품, 또 그 외 작품과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정보에 대해 알아보며 르누아르가 전하는 행복을 그림을 통해 함께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1. 행복을 그린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삶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1841년 프랑스 리모주에서 출생하여 1919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6,000여 점의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르누아르가 행복을 그렸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밝고 환한 표정의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 햇살 가득한 다양한 풍경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되고 마음이 환해지는 것을 통해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그림은 즐겁고 예쁘고 유쾌해야 한다', '그림은 아름다워야 한다' 등의 말을 남겼는데, 그림에 대한 그의 철학을 통해서도 삶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려 했던 그의 의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재봉사로 일하셨던 부모님을 따라 4살 때 파리로 이사하였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일찍부터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는 도기 공방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붙이는 일을 해 번 돈으로 그림을 배웠는데, 피사로, 모네, 시슬레 등 인상주의 화가들을 친구로 만나게 되면서 이후 그의 그림 세계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당시는 대부분의 화가는 살롱전을 통해 화가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 르누아르도 살롱전에서 자신이 그린 초상화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풍경화와 인물화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냈는데, 어린 여자 아이, 소녀들, 파티를 즐기는 여인들 등 여성을 즐겨 그렸습니다. 그 외에도 야외의 따스한 햇살 아래 사람들이 어울려 파티나 오찬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을 특유의 밝고 온화한 색으로 표현하며 르누아르만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그림처럼 늘 밝고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는 1870년 프랑스와 프로이센 전쟁에 참전해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했고, 사랑하는 친구 바지유를 잃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또한 50세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해 류머티즘 관절염과 안면마비 등을 겪었고, 건강이 더 악화되어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59세 정도부터 손과 팔이 뒤틀리기 시작해 나중에는 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마비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로 손으로 붓을 잡을 수 없게 되자 붓을 손에 묶어 그림을 그렸고 세상을 떠나기 3시간 전까지도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78세에 남긴 <목욕하는 여인들>을 보면 여전히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목욕을 즐기는 여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을 선물할 수 있는 이유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려 했던 따뜻한 마음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그의 대표 작품
그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초기에는 고전주의적인 느낌도 있었지만 1870년 이후에 점점 더 인상주의적인 느낌이 강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이후 다시 고전주의적인 색채가 더해진 그림을 그리는 등 자신만의 작품세계 안에서 다양하고 유연하게 그림을 변화시켜 갔습니다. <물랭 드 라 갈래트에서의 무도회>는 131X175cm 크기의 캔버스 유화로 1876년경 완성된 작품으로 비교적 초기에 그려진 작품이지만 그의 여러 작품 중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몽마르트 언덕의 무도회장 '물랭 드 라 갈래트'에서 펼쳐진 무도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그 당시 일요일 오후가 되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 모여 춤과 사교를 즐겼다고 합니다.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담소를 나누고 서로 다른 포즈로 춤추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담긴 이 그림을 보면 마치 사람들의 웃음소리, 대화소리,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는 듯 강한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특별히 이 그림을 그릴 때 르누아르의 여동생 잔느 사마리와 에스텔 사마리, 친구인 피에르 프랑 나미, 마고 등이 직접 모델이 되어 주기도 했다고 하는데, 단순히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동생, 친구들과 어울려 이 시간을 함께 즐겼기에 무도회의 즐거움을 더 생동감 있게 그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자매(테라스에서)>는 1881년에 그려진 100.4X80.9cm 크기의 캔버스 유화로 센강 옆 포네이즈 레스토랑의 테라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배경이 되는 강과 나룻배, 푸른 잎과 꽃들은 선이 드러나지 않게 흐리게 채색하고, 색도 유사한 옅은 색을 사용해 두 자매의 빨간색과 파란색 모자, 짙은 파란색 원피스에 달린 꽃과 모자에 달린 꽃들이 더 돋보이게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소녀들의 모자 위에 꽃은 꽃잎 한 장 한 장이 잘 표현되어 있고, 흰 피부와 붉은 볼, 빛나는 푸른 눈동자는 소녀들의 해밝고 순수한 모습을 더 돋보이게 해 줍니다. 이러한 뛰어난 구성미와 색채미로 이 작품은 르누아르의 대역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르누아르의 수많은 작품 중 제가 마지막으로 소개할 대표 작품은 그가 세상을 마감하는 해에 그린 <목욕하는 여인들>입니다. 이 작품은 1918년~1919년에 작업한 110X160cm 크기의 작품으로 현재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것과 같이 르누아르는 인물화를 즐겨 그렸고 특히 여인들을 많이 그렸는데, 화가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도 그는 여성을 그렸습니다. 그는 인물화를 그릴 때 실내에서 정형화된 자세로 한 명의 사람을 그리는 것보다 야외에서 여러 인물을 동시에 그리는 것을 즐겨했는데 , 이런 그의 작품 특성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는 건강 악화로 붓을 잡을 수 없어 손에 붓을 묶어 그렸기 때문에 '입체감이나 균형감, 화려한 색채미 등은 그의 젊은 시절 작품에 비해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화로운 색의 사용과 선명하지 않은 선 표현은 목욕을 즐기는 여인들의 편안함과 조금의 나른함을 더 잘 표현해 주는 듯합니다. 특히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도 그림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담아 완성한 작품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특별한 작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3. 르누아르의 작품 전시
르누아르는 6,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다작의 화가입니다. 그만큼 주요 작품으로 소개해 드린 작품 외에도 수없이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흰 모자를 쓴 여인>, <로맹라코 양의 초상>, <그림 그리는 여자 아이>, <알프레드 시슬레와 그의 부인>, <마담 샤르팡티에 부인과 그 딸들>, <그림 그리는 모네>, <피아노 앞의 두 소녀>, <피아노 치는 이본과 크리스틴 르를>, <책 읽는 여인>, <머리를 땋은 수잔 발라동>, <여름>, <양산을 든 리즈>, <바느질하는 리즈>, <리코양의 초상>, <사마리 부인의 초상> 등의 수많은 초상화를 남겼습니다. 또한 <보트 파티에서의 점심>, <부지발의 무도회>, <도시의 무도회>, <시골의 무도회> 등 사람들이 어울려 즐겁게 춤추는 무도회 장면도 여러 작품을 남겼고, <센 강가의 사람들>, <폴리 베르제르의 주점>, <우산>, <기에른시의 물랭 휴 만>, <카뉴의 전경>, <퐁네프의 다리>, <볼로뉴 강의 스케이팅>, <봄 꽃>, <개구리 연못>, <산책> 등 자연과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도 여러 작품을 남겼습니다. 몸이 아픈 르누아르에게 한 친구가 찾아와 왜 계속 그림을 그리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르누아르는 그 친구에게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계속 남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르누아르는 잠시의 고통보다 영원히 남을 아름다움을 가치 있게 여겼기 때문에 지금도 우리가 그의 작품을 보며 아름다움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은 미국의 시카고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카네기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주립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뉴욕 현대 미술관, 오클랜드 미술관 등에 전시되어 있고, 유럽에서는 오르세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 버밍업 박물관&미술관, 피츠윌리엄 박물관, 코톨드 미술 연구소 등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캐나다 온타리오 아트 갤러리, 그레이터 빅토리아 미술관, 오타와 국립 미술관, 이스라엘 하이파 미술관,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미술관 등에 전시되어 있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종종 르누아르 기획전이 열리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의 작품을 직접 만나 그가 추구한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